천문인마을 - 천문우주전문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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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방문기 | 관측기 |
관측기 : 메시에 마라톤, 처녀 출전기
 박한규  | 2011·04·04 16:40 | HIT : 4,552 | VOTE : 589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천문인 마을에서 정병호 대장님은 '제 11회 메시에 마라톤'이라고 큼직하게 쓰인 플래카드를 박고 있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잠깐 눈을 붙였다. 지난 밤 과음(5잔)으로 인한 숙취가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였다.
눈을 떠 보니 시간은 4시를 넘어 섰고 김남희님은 옥상에 망원경을 이미 설치한 뒤 였다. 비좁은 옥상에서는 김남희표 15', 김원준표 17.5" 대포가 자리를 잡은 뒤였다. 그중에 나은 자리를 물색하고 서둘러 망원경을 설치하였다. 김원준씨는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와 함께 광축을 맞추느라 분주했다. 인도 여행과 별관측을 같이 다니는 모습이 참 부럽기만 하다. 저녁 참에는 인도여행 선물이라며 다르질링 홍차를 선물해 주었다. 얼그래이와 어떻게 다른지 맛을 봐야겠다. 여럿과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지닌 선남선녀란 생각이 들었다.
하늘은 햇살 한점 들어오지 않았다. 자정을 넘기면 쨍하리라고 호언장담하는 정대장님은 호언장담을 하지만 말이다. 이른 저녁을 먹을 즈음 참관자, 참가자들이 속속 도착을 했다. 이어지는 개회식에서 들으니 하늘이 청명한 메시에 마라톤은 기억하기 힘들단다. 일찌감치 사기를 꺽어놓기에 충분한 개회사였다.

4" 굴절을 장만하면서 시작한 천체관측이 15개월을 넘기는 시점이다. 메시에도 다 보지 못한 상황에서 14.5"로 구경을 키우고 다시 초심으로 관측을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마라톤을 참가한다는 것이 내 자신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요사이 부쩍 아빠쟁이가 된 4살박이 아들이 도통 놓아주지를 않는 탓에 마라톤을 준비하면서도 실제 야외관측은 한번 밖에 나가지를 못했다. 그러다보니 한번 보지도 못한 대상도 많고, 저게 그거구나 정도의 확신하지 못한 채로 확인된 대상도 많다. 단 한번 본 대상도 수두룩하다. 천체관측 시작한 이후로 모든 계절이 한번씩 지나갔으니 당연한 일이다. 마라톤을 한다고 하기에 제 철 대상이 아닌 것들도 훑어보지만 그렇지 않고서야 누가 여름에 겨울철 대상을 보려 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하려는 이유는 간식비가 공짜라는 이유. 내가 생각해도 너무하다. 지금도 마라톤을 준비하고 참가하시는 많은 분들께 참 미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구름이 하늘을 대신하는 까닭에 삼삼오오 모여 지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메시에 마라톤을 시작했다. 나, 남희님, 한솔님 부녀, 원준님 예비부부, 해도님, 강욱님이 모여 비좁은 식탁 위에 이야기 보따리를 풀고 또 풀어냈다. 간혹 누가 별이 보인다고 통지를 하면 엉덩이 가벼운 이가 대표격으로 옥상으로 나가 하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고작 관측이었다. 고등학생팀과 대학생팀들은 저희들끼리 수다도 뜨겁고 재미가 있는 것이 참 부러웠다.

안해도님이 M44를 보았다는 말에 모두 옥상으로 올라가 보니 1등성이 몇개 맨눈으로 보인다. 서쪽 산 머리에 있는 베델기우스, 시리우스, 프로키온, 천정의 악투루스를 방향키 삼아 이리 저리 훑어 보지만 보이느니 검은 건 구름이요 흰 것도 구름이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누군가 M3을 찾았다는 탄성이 나왔다. 이제 각자의 메시에 마라톤이 시작된 것이다.

이럴 때를 대비해 1~3등성을 이용한 호핑법이 빛을 발했다. M3은 악투루스와 rho 목동자리와 정삼각형을 이루는데 4등성인 rho가 보이지 않아 가상의 삼각형 지점을 아이피스 호핑하자 곧 커드마한 빛덩이가 들어온다. M3. 반갑기 그지없다.
게자리 대표별자리도 보이지 않아 사자 머리에서 상상의 그림을 그리도 파인더로 뒤지던 중 아주 희그무리한 무언가 있다. 아이피스로 확인하자 M44 프래세페가 틀림없다. M67은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다. 이 즈음에서는 누가 하나 찾았다 하면 덩달아 눈을 돌리기 바쁘다. 언제 구름에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또 공연한 헛고생을 줄이기 위해. 큰곰자리 M97, 81,82, 40, 51 따위를 서로가 뒤엉켜 찾고 따라 찾기를 한참하고 나니 더이상 하늘이 허락하지 않는다.
4월 강원도의 밤은 아직도 한기가 느껴진다. 아내말대로 겨울 파카 입기를 잘했다. 모두 부엌으로 내려와 공짜 간식(라면)을 해치우고 맥주도 한잔하며 몸도 뎁혔다. 한솔님은 '이슬'이라는 예쁜 이름의 딸과 함께 왔는데 관측이 목적은 아니었지만 부녀가 같이 다니는 모습은 부러웠다.(아빠의 화술이 뛰어났다고 한다)

새벽이 되자 하늘이 트이고 은하수의 자태를 드러냈다. 간간이 보이는 아이피스 속의 구름이 속을 뒤집어 놓았지만 애교로 넘어가도 좋았다. 흐린 하늘로 놓쳐버린 겨울철 별자리의 아쉬움도 잊고 사자자리부터 처녀자리,사냥개자리, 머리털자리를 차례대로 훑어 나갔다.
M95,96-M94,63-M53,64,85-M49,61,104,60,59,58,89,90,91,88,87,86,84,98,99,100.
K86,84는 호핑의 정확함에도 불구하고 옅은 구름이 끼여 그 모습을 보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머리털자리 별자리도 주된 별들이 보이지 않아 1~3등성을 이용한 개인 호핑법을 따랐다.
M53은 악투루스와 데네볼라 중간 위치에서 악투루스 쪽으로 약간 오는(4:6) 위치에서 파인더로 보면 밝은 별과 주변으로 약간의 길죽한 별무리가 있으며 그 중간 쯤에 위치한다. M64,85도 이런 호핑으로 대상을 찾았다.
M68,83은 이미 서산으로 넘어가고 없었다. 이로써 봄철 별자리도 악전고투 끝에 대략 마무리 하였다. 머리 위에는 허큘리스가 떠 있었고 시간은 새벽 깊숙히 우리를 안내하고 있었다. 습관처럼 허큘리스 사다리꼴 쐐기별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남들이 들으면 웃겠지만 다른 건 다 쉽게 찾는데 이놈들은 애를 먹는다. 내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M5, 우누칼하이(뱀버리자리 알파별)에서 스피카를 향해 1/4 지점 못미쳐 자리잡고 있으며 우눅칼하이에서 스피카 방향으로 아이피스 호핑을 해도 쉽게 찾을 수 있다. M10,12를 찾을 즈음의 뱀주인자리는 놀라우리 만치 하늘이 청명했다. 파인더로 대상확인이 될 지경이었으니 기쁨이 두배가 되었다. 지난 연습 때처럼 M107,9는 만만치않게 속을 썩였다.
전갈자리는 속사포처럼 지나갈 수 있다. 다만 M80만은 책과 다른 방법으로 찾는데 안타레스(알파별)과 아크라브(베타별)의 정중앙에서 찾는다.
4월 하늘에 여름이 깊어 가면서 짧은 새벽을 재촉한다.
M57,56-M29,39-M71,27-M11,62-M8,20,21,22,28,23,24,25,16,17,18.
방패자리가 하늘에 있다는 사실을 메시에 마라톤을 준비하면서야 알게 되었고 이전에 단 한차례도 본 적이 없다. 성도를 보며 나름대로 준비했는데 효과가 있었다. M16,17,18을 M24에서 출발했는데 이것이 아주 효과적이었다. 덩달아 독수리자리도 제대로 보기는 처음이다. 아마도 메시에 대상이 없기 때문이리라.
멀리로 동산이 밝아지기 시작한다. 박명. 마음이 급해진다. 돌고래 자리를 사이에 두고 알타이르(독수리 자리 알파별)과에니프(페가수스자리)와 정삼각형을 이루는 지점에 M72,73이 있지만 날이 밝아 야속하게도 보이지 않는다.
M2, 에니프와 사달수드(물병자리 베타별) 2/3 지점에 있다. 이 별들은 모두 3등급 내외의 별들이다.
아침에 다시 떠 오르는 카시오페이아를 찾아 망원경을 옮겼다. 너무 밝아 M103, 52는 내 눈을 확신할 수 없어 강욱님과 한솔님께 부탁드렸다. M103은 확실하다는 동의를 얻었으나 안타깝게도 52는 동의를 끌어내기도 전에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아침이 되어 한솔님과 비교해보니 내가 보고도 기록하지 않은 목록들이 있었다. 몰아서 대여섯개 보고 쓰다보니 빠진게 좀 되나보다. 한솔님도 두개를 빼먹고 쓰지 않았다. 다음에는 좀 더 신중해야 하겠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정대장님이 찾아서 가보았더니 M26을 두번 기재했다. 빼먹을 걸 다시 기입하는 과정에서 다시 써 넣었던가 보다. 결과는 총 72개를 찾았다. 올해 우승은 73개를 찾은 한솔님이 차지했다. 열심히 준비를 한 듯하였고 마라톤 내내 묵묵히 찾아가는 모습이 우승함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폐회식을 마치고 안해도님과 강욱님과 함께 끝으로 인사를 하고 부산을 향해 페달을 밟았다.

--무사히 메시에 마라톤을 마칠 수 있도록 응원해 주고 도와준 아내와 아들과 함께 완주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돌아와서는 아들과 신나게 놀아주지 못해 미안했다. 아들아 사랑한다. 다음에는 큰형아가 되어 같이 갔으면 좋겠다.

--천문인마을을 지키는 정병호대장님과 메시에 마라톤을 준비한 많은 스태프들에게도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음식도 맛있었다.

--성도를 찾아 본 결과 제가 본 M52는 M52가 맞으며 M73은 M73이 아님을 확인했습니다. 내년에는 좀 더 준비해서 더 즐거운 마라톤, 아쉬움이 없는 마라톤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구경을 늘리지 않고 8" 망원경으로 10년을 목표로 관측을 하고 있다는 안해도님에게 나이를 떠나 존경하는 마음이 든다. 떠나는 순간에도 관측지 물색차 어디어디를 가봐야 된다고 한다. 당신이 참으로 별하늘지기의 카페지기입니다.
천문인마을
110개가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준비나 기록이 충분치 않으면 오차가 생기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올핸 후반에 맑아지다 보니 쫓기는 마음까지 더해져 기록오류가 나올만한 조건이 되기도 했구요.
날만 좋으면 (이게 젤 어려워요~~) 거의 정확하게 진행됩니다.
먼길 와주셔서 감사하구요, 간식무료 선수들 또 있으니까 너무 미안해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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