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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기 : 얼음강 달빛 트레킹 후기
 최윤필  | 2008·02·25 16:56 | HIT : 6,360 | VOTE : 1,055
그 밤 주천강의 기온이 영하15도라 했던가요. 밤 11시쯤 야영지에 도착해서 커피 끓이려고 언 강을 기어 물을 퍼왔더니물기 묻은 바지와 장갑이 금세 뻣뻣해지고 코펠에 담긴 물에도 살얼음이 맺히더군요. 삭정이 주워모아 강 가에 모닥불 지피고 두고 온 라면 아쉬워하며 새벽 3시까지 도란도란...

얼음강 위에 텐트 치고 매트 깔고 침낭 펴서 잠을 잤지요. 내 생애 가장 길고 진한 밤이었지 싶군요.
그 맑던 달빛과 별빛이며, 그 빛 알몸으로 받고 누운 얼음밭의 광채! 그리고 또, 간간히 들리던 고라니의 비명같은 울음소리! 곁에 누운 이(정병호 천문대장)의 아껴 쉬던 숨소리!

뜻밖에 겨울 강은 부산하고 소란스럽데요. 빙판 아래로 가쁘게 흐르던 물 소리, 얼음이 부피를 더하고 녹으며 터지고 갈라지고 꺼지고 풀리며 내던 쉼 없는 굉음들. 쓸쓸함 적막함 고요함 같은 지금까지 지녀왔던 겨울 강에 대한 정적인 이미지들이 얼마나 엉터리였나 싶더군요. 그리고 얼음! 난 얼음의 그 다채로운 성정과 결들이 모두 마음에 들어요.  

새벽에 일어나 미역국 끓여 선 채로 밥 먹고 다시 장장 10리 얼음길을 엉금엉금 걸었고, 한 시간을 기다려 버스 타고 30분을 달려 종점에 내린 뒤 다시 산길 30분을 기어 올라 천문대로 복귀... 그리고 상경. 해도 아직 마음은 거기, 그 시간 속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아요.

트레킹 나서기 전에 별도 봤어요. 천문대잖아요.^^; 달과 화성 토성, 좀생이별이라 불리는 플레이아데스의 고요한 수런거림. 200만 광년 너머에 있다는 2천억 개의 별들이 뿜어내던, 입김처럼 희뿌연 빛의 무리 안드로메다, 그 위용은 너무 아득해서 눈 앞에 두고도 전설같았어요.그리고 고고한 북극성과 도도한 시리우스, 오리온 성운의 꿈틀거림도 좋았습니다. 이제 안부를 묻듯 겨울 밤 하늘도 가끔 올려다보게 될 것 같아요.

새로 사귄 사람들 이야기를 하나도 안 했네요. 솔직히 하기 싫어요. 새로 알게 된 겨울 강과 별들이 너무 좋고, 자주 보지 못할 안타까움이 아직은 너무 깊어서요.^^

내년에 또 가요. 바람 자고 달빛 좋은 날, 겨울 강이 부르면 제게도 알려주세요, 꼭.
다들 고마웠습니다.(엉덩이 썰매타고 산길 마중 나와주신 대장님, 후기 너무 짧게 써서 미안해요. 다음엔 길게, 썰매길처럼 기일게  쓸게요)
최종희
이렇게 멋진 여행후기는 처음 읽어 봅니다.
오늘 하루내, 어제다녀온 흥분을 가라앉히느라 스트레스로 심장을 꾹꾹 눌러주며 진정시켜주고 있었는데,
생생한 후기에 다시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다행히 아래에서 5번째 줄 글을읽고 진정되었어요, ㅎㅎㅎ
여름에 불러주시기를 바라며, 만나서 즐거움을 곱배기로 만들고 싶습니다.

08·02·25 18:28 수정 삭제

정병호
그 기억 그대로 간직할 수 있게 앞으론 가지 말까요?
ㅋㅋㅋ
여름을 기대해주세요~

08·02·25 20:47 수정 삭제

Nightwid
정병호 대장님의 아껴쉬던 숨소리... 천문대장님 대체 무슨일을 하셨길래???

08·02·26 13:00 수정 삭제

최종희
ㅎㅎㅎㅎㅎ

08·02·26 13:20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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